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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각생' 애플, 쩐의 전쟁 벌이는 '메타'에 인재 계속 뺏기나

by viewpoint1 2025.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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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메타의 승부 이미지.

애플의 AI 인재 대탈주: 실리콘밸리 패권 경쟁의 새로운 국면

Apple Intelligence의 좌절과 메타의 공세적 리크루팅이 촉발한 기술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

실리콘밸리의 AI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애플의 주요 로보틱스 AI 연구자 장지안(Jian Zhang)이 메타의 로보틱스 스튜디오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인재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한 인사 이동을 넘어서 기술 패권을 둘러싼 거대한 판도 변화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팀의 붕괴

애플의 AI 전략의 핵심인 파운데이션 모델 팀(Foundation Models Team)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 루오밍 팡(Ruoming Pang)을 비롯해 최근 몇 주 동안 10명에 가까운 핵심 연구진이 팀을 떠났으며, 존 피블스(John Peebles), 난 두(Nan Du), 자오 멩(Zhao Meng) 등 3명의 추가 연구자가 지난주 OpenAI와 Anthropic으로 이직했다.

이들이 담당했던 Apple Intelligence 플랫폼은 애플의 AI 경쟁력을 상징하는 프로젝트였다. 1월 이후 약 12명의 AI 전문가가 메타, OpenAI 등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애플의 AI 개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멀티모달 AI 전문가인 보웬 장(Bowen Zhang)의 메타 이직은 시리(Siri)의 핵심 기술 기반을 흔드는 치명적 타격이다.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야망과 인재 쟁탈전

메타의 공세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6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SL)' 설립을 발표하며, 전 스케일AI CEO 알렉산드르 왕과 전 깃허브 CEO 냇 프리드먼을 영입했다. OpenAI CEO 샘 알트먼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메타는 AI 엔지니어들에게 최대 1억 달러의 계약금을 제시하고 있다.

루오밍 팡의 경우 2억 달러(약 2700억원)의 파격적 조건으로 메타에 합류했으며, 이는 업계 전체의 보상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 메타의 이러한 투자는 연간 1000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무제한적 자원 투입의 결과다.

그러나 메타의 전략도 순탄하지 않다. 슈퍼인텔리전스 랩스가 설립 2개월 만에 인재 유출을 겪고 있으며, 최소 8명의 직원이 이탈했고 일부는 다시 OpenAI로 복귀했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유인만으로는 최고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애플의 전략적 딜레마와 외부 모델 도입 검토

인재 유출의 배경에는 Apple Intelligence의 시장 반응이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시장에서 미지근한 반응을 얻으면서 내부 사기가 저하되고 있으며, 애플 주가도 관련 소식 발표 후 1.5%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근본적인 전략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애플은 시리의 AI 기능 강화를 위해 Anthropic의 Claude나 OpenAI의 ChatGPT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며, 두 회사 모두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Perplexity나 Mistral AI 인수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로보틱스: 미래 성장 동력의 경합

장지안의 이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로보틱스가 애플의 차세대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동식 화면을 탑재한 탁상형 기기와 매장·제조업용 로봇 팔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로보틱스 팀의 핵심 인력인 마리오 스루지도 이미 아처 에비에이션으로 이직한 상태다.

메타 역시 로보틱스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Reality Labs 산하 로보틱스 스튜디오를 통해 스마트 글래스, AI 기능, 휴머노이드 로봇용 하드웨어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

이러한 인재 이동은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애플은 Magnificent Seven 중 테슬라(-20%) 다음으로 부진한 성과(-15%)를 기록하며 AI 전략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메타는 최근 AI 부문 채용을 일시 중단하고 4개 팀으로 재편하는 등 조직 안정화에 나섰다. 이는 무분별한 인재 영입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연구 개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결론: 새로운 기술 질서의 서막

애플의 AI 인재 유출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선 기술 패권의 재편을 예고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애플과 플랫폼 중심의 메타 간 경쟁은 향후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애플의 고민은 깊다. 자체 기술력 확보와 외부 파트너십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크레이그 페데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 부사장이 시사한 바와 같이, 애플은 특정 목적을 위한 다른 AI 모델들을 Apple Intelligence 프레임워크에 통합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결국 이번 인재 대탈주는 AI 시대의 새로운 게임 룰을 보여준다. 기술력과 자본력,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애플이 이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지,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